상온에 둔 고춧가루, 얼마나 빨리 변할까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2021년 2월부터 11월까지 도내에서 유통되는 고춧가루 100건을 모아 미생물과 품질 변화를 조사했습니다.
고춧가루를 30도, 4도, 영하 20도 세 조건에 나눠 8개월 동안 보관하며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냉장(4도)과 냉동(영하 20도)에 둔 고춧가루는 8개월이 지나도 값의 변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반면 30도 상온에 둔 고춧가루는 품질을 나타내는 값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경기도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21년 3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춧가루는 습기와 햇빛을 피해 가급적 냉장고를 이용하라고 안내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대장균은 100건 모두 검출되지 않았고, 저위해성 식중독균이 일부 나왔지만 허용 기준치는 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농촌진흥청이 제시한 저장 온도와 습도 기준
농촌진흥청은 2019년 7월 11일 보도자료에서 고춧가루 저장에 적합한 조건을 구체적인 수치로 안내했습니다.
건고추는 0도, 고춧가루는 10도에서 곰팡이 발생이 가장 적었다고 밝혔습니다.
습도는 69%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춧가루에서 자라기 쉬운 곰팡이는 아스퍼질러스속과 페니실리움속이며, 이 가운데 일부 아스퍼질러스종은 아플라톡신이나 오크라톡신 같은 곰팡이독소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독소에 오염된 식품을 먹으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어 고온다습한 곳에 오래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가정에서는 정확히 10도를 맞추기는 어렵지만, 냉장고 안이 이 범위에 가깝고 습도도 낮은 편이라 상온보다 품질을 오래 유지하는 데 유리합니다.
개봉한 뒤에는 이렇게 나눠 담으세요
큰 봉지를 한 번에 다 꺼내 쓰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한 달 안에 쓸 만큼만 지퍼백이나 밀폐 용기에 덜어 두고, 나머지는 봉지째 다시 밀봉합니다.
용기나 봉지에 담을 때는 최대한 공기를 빼고 닫아야 곰팡이와 변색을 늦출 수 있습니다.
꺼내 쓸 때는 물기가 있는 숟가락을 넣지 않아야 합니다.
젖은 숟가락으로 뜨면 그 부분부터 수분이 늘어 곰팡이가 자라기 쉬운 조건이 됩니다.
냉장고에 넣을 때는 김치나 젓갈처럼 냄새가 강한 식품 옆자리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춧가루는 냄새를 잘 흡수하기 때문에 밀폐가 느슨하면 다른 음식 냄새가 밸 수 있습니다.
포장에 적힌 소비기한은 어떻게 읽나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안전나라 안내에서 소비기한을 식품에 표시된 보관 방법을 지켰을 때 먹어도 안전에 이상이 없는 기한이라고 설명합니다.
유통기한은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을 뜻하고, 소비기한은 실제로 먹을 수 있는 기간을 뜻해 의미가 다릅니다.
2023년 1월 1일부터 제조되거나 수입된 식품에는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이 표시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소비기한은 포장에 적힌 보관 조건을 지켰을 때 적용되는 기한입니다.
고춧가루 포장 뒷면에는 보통 직사광선을 피하고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라는 문구가 함께 적혀 있습니다.
상온에 두고 햇빛을 받게 하거나 습한 곳에 두면 포장에 적힌 소비기한보다 일찍 품질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소비기한이 지난 고춧가루는 식품안전나라 안내에 따라 섭취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한 것
국산 고춧가루와 수입 고춧가루의 보관 조건에 차이가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냉동 보관 중 서리가 끼거나 녹았다 다시 어는 과정이 품질에 미치는 영향은 이번에 찾은 자료에서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가정용 냉장고와 전용 저장고(김치냉장고) 사이의 온도·습도 차이가 보관 기간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