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기름 발연점은 얼마나 낮을까요
들기름은 고소한 향 때문에 나물이나 국, 볶음 요리에도 자주 손이 갑니다.
하지만 들기름은 다른 식용유에 비해 발연점이 낮은 편에 속하는 기름입니다.
서울특별시보건환경연구원은 2025년 1월 3일 공개한 자료에서 참기름과 들기름의 발연점을 약 170~200도로 설명했습니다.
발연점은 기름을 가열했을 때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온도를 말합니다.
이 온도를 넘겨 센 불에서 오래 가열하면 기름이 타면서 원치 않는 물질이 늘어날 수 있다고 이 연구원은 안내했습니다.
그래서 들기름은 요리를 시작할 때 달군 팬에 바로 둘러 쓰기보다, 무침이나 조리 마무리에 향을 더하는 용도로 많이 쓰입니다.
발연점을 넘기면 왜 문제가 될까요
발연점을 넘겨 기름을 오래 가열하면 벤조피렌이라는 물질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식품음료신문에 하상도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가 2017년 10월 9일 기고한 글에 따르면, 벤조피렌은 유기물이 불완전연소할 때 생기는 부산물입니다.
이 글은 벤조피렌이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되며, 고기를 굽거나 깨나 땅콩 같은 재료를 볶을 때도 같은 원리로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에서는 2006년 올리브유에서 벤조피렌이 검출된 뒤 한동안 올리브유에만 기준을 적용했습니다.
이후 참기름과 들기름에서도 기준치를 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2007년 12월부터 모든 식용유지류로 기준이 확대됐습니다.
현재 국내 식용유지류의 벤조피렌 기준치는 2.0마이크로그램/킬로그램 이하입니다.
실제로 기준치를 넘긴 사례들
서울특별시보건환경연구원은 2023년 8월부터 9월까지 재래시장에서 직접 짜서 파는 참기름과 들기름을 함께 36건 모아 검사했습니다.
이 조사에서 기준치를 넘은 항목은 모두 참기름 쪽에서 나왔고, 들기름이 따로 기준치를 넘었다는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참기름 1건에서 벤조피렌이 기준치를 넘은 5.6마이크로그램/킬로그램으로 나왔습니다.
산패 정도를 가늠하는 산가도 참기름 1건에서 기준치인 4.0mg/g보다 높은 7.2mg/g으로 측정됐습니다.
리놀렌산 함량이 기준인 0.5% 이하를 넘은 경우도 참기름 3건 있었습니다.
최근 들어 유통 제품에서는 들기름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왔습니다.
포인트경제 보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6년 9월 22일, 경북 상주의 한 업체가 만든 들기름 제품에서 벤조피렌이 기준치의 5배인 10.0마이크로그램/킬로그램 검출돼 해당 물량을 전량 회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아래 표로 두 사례를 정리했습니다.
| 조사 주체 | 시기 | 대상 | 결과 |
|---|---|---|---|
| 서울특별시보건환경연구원 | 2023년 8~9월 | 재래시장 참기름·들기름 36건 | 참기름 1건에서 벤조피렌 기준치 초과 |
| 식품의약품안전처 | 2026년 9월 | 유통 들기름 제품 | 기준치의 5배 검출, 전량 회수 조치 |
들기름, 이렇게 쓰면 됩니다
서울특별시보건환경연구원은 참기름과 들기름을 쓸 때 약한 불에서 짧게 조리하는 방법을 권합니다.
국을 끓일 때도 달군 냄비에 기름부터 두르기보다, 재료에 미리 밑간을 해서 약불에 살살 볶는 방식을 권장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벤조피렌이 생기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일상에서 들기름을 쓸 때 참고할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나물 무침이나 비빔밥처럼 조리를 마친 뒤 향을 더하는 용도로 쓰기
- 볶음에 쓸 때는 센 불 대신 약한 불에서 짧은 시간만 가열하기
- 달군 팬에 기름부터 붓기보다, 재료를 먼저 넣고 기름은 나중에 더하기
- 튀김처럼 장시간 고온이 필요한 조리에는 다른 기름을 쓰기
- 보관 중인 들기름에서 탄 냄새나 쓴맛이 나면 가열용으로도 쓰지 않기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한 것
가정에서 들기름을 짧게 볶았을 때 벤조피렌이 실제로 얼마나 늘어나는지 직접 측정한 자료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들기름과 콩기름, 포도씨유 등 다른 식용유의 발연점을 숫자로 비교한 자료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제조사별로 벤조피렌 검출률이 어떻게 다른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